콘크리트 없는 무공해 원시림. '루소의 숲'을 아시나요 (2009.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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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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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없는 무공해 원시림. '루소의 숲'을 아시나요? (2009. 5. 15. 영남일보)
[별난세상] 루소의 숲을 아시나요
자연인으로 살기로 작정한 김동일 교수가 사비로 6만6천 m 사들여
20년동안 오직 손으로 다듬고 메운 콘크리트 한정 없는 무공해 원시림
• 숲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성전
"내 집 위를 스쳐가는 바람은 산마루를 스쳐가는 그런 바람이었다. 그 바람은 지상의 끊어질듯 이어지는 음악 가락을, 아니 그보다 는 지상의 음악 중 천상에 속하는 부분을 실어다 주었다. 아침 바람은 끝없이 불며 창조의 시는 중단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듣는 귀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올림푸스 산은 속세를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어디에나 있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 확실히 보장된 부와 명성의 삶을 미련 없이 등지고 1845년부터 2년간 미국 동북부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부 근의 호수, 월든(Walden)에서 강태공처럼 살다간 헨리 데이빗 소로무의 명저 월든'이라는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생각이야 저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몇이나 소로우의 삶을 실천할 수 있을까.
(2000년 직후 대한민국에도 소로무의 삶을 실천하려는 명상적 지식인 '들이 무후죽순 돋아났다. 더러 주중에는 직장, 주말에는 놓 장에서 검게 변해가는 자기 세포를 흙으로 문질러 세탁했다. 더 강력한 전원파들은 일찍 명퇴하고 도시생활을 청산한 뒤 강원도 심산 유곡에 움집을 만들어놓고 원시버전으로 살기도 한다. 그들은 자연'만이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쩜 책보다 숲이 '인간 손 성의 1번지로 더 빨리 데려가주는 지도 모르겠다.
• 비슬산의 기적…루소의 숲
1988년 8월8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의 한 비슬산 자락.
훗날 그 땅에 윌든 같은 루소의 숲'을 닦은 지역의 한 교육철학자가 거기에 나타난다. 김동일 대구산업정보대학 유아교육과 명예교수(66)였다.
자연인으로 살기로 작정한 그는 6만6천여 m4 2만여평)의 숲을 어렵사리 구입한다. 제자들을 가르치고 남는 시간만 있으면 이 숲에 와서 눈을 감았다. 명상과 산책을 하면서 숲이 인간한테서 받은 상처를 놀랍게 빨리 치유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이 공간이 결코 자신의 소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단한 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한나절만 않아 있어도 뭔가 푸릇한 활력소를 찾아갈 거란 믿음이 든 것이다. 주변에선 그의 결심을 '반시장경제적인 행동'으로 본다. '산 살 돈이 있으면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 '면서 그 의 숲을 은근히 비웃기도 했다. 개의치 않았다.
그는 여느 휴양림 같은 숲을 원치 않았다.
인공의 흔적이 눈곱만치도 틈입하지 않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원시의 숲길'을 다듬고 싶었다. '돌탑쌓는 맘'이랄까. 17년간은 손대지 않고 묵묵히 숲만 봤다. 오래 보니 명상길의 윤곽이 조감도처럼 드러났다. 그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영혼을 찾을 수 있는 '친환 경 생태학습장'을 만들자고 다짐한다. 2005년 8월부터였다. 그러나 건축전문가는 부르지 않았다. 혼자 감내했다.
다질 건 다지고 메울 건 메우고 돋을 건 돋다. 빨리 만들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가 잠시 머물 숙소도 반듯해선 안 된다고 믿었다. 허름한 화장실조차 만들지 않았다. 나무팻말 하나도 못을 사용하지 않고 줄을 이용해 걸었다. 나무가 곧 자신이라고 보기 때문에 거기에 못을 박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2km 남짓한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지금의 원두막 같은 무촌재(4차곡)가 이 숲의 유일한 시설물이다. 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었다. 며칠전에도 손수 지게를 지고 흙을 지어날라 영산홍이 푸짐한 '양지뜸'이란 명상처를 완공했다.
"숲에 와서 너무 편해선 안 됩니다. 좀 불편한 것. 그걸 아는 게 영적 진화에 도움이 됩니다. 산책로를 만들 때도 기계를 전혀 사용 하지 않고 오직 호미와 손만을 사용했습니다."
그의 손마디는 옹이처럼 억세게 불거져 나와 있다. 이제 요령이 생겨 지렛대를 이용해 큰 돌 옮기는 법도 안다. 인부를 부르지 않아도 비탈진곳에 돌계단 쯤은 하루 만에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건축 토목공학적 안목도 생겼다. 외부로부터 일체의 조경석을 반입하지 않았다.
언덕메 1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원형극장식 강의실도 원래 산에 있던 돌을 갖고 꾸몄다. 공연장과 교육장 등에는 별도의 의자가 없다. 그냥 원래 있던 돌을 약간 위치만 바꿔 의자로 사용한다. 엉덩이가 아파도 참아야 된다. 그런 어느 날, 그가 새로운 각성을 하게 된다. 자기 손톱 밑에 모인 흙, 그게 바로 삶의 진실'이란 것.
• 콘크리트 한 점 보이지 않는 태고의 명상길
가창댐에서 헐티재로 가는 길은 명품 드라이브 코스이다,
특히 정대숲을 조금 지나면 우측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보인다. 예전에는 그 초입에 '루소의 숲'이란 팻말을 걸었는데 이젠 치워버렸다. 불특정 다수가 소비적으로 그 공간을 이용하다 보면 돌이킬 수 없게 망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탓이다.
산길로 1000m 올라가면 왼쪽 버드나무에 팻말이 보인다. 왼쪽으로 조금 걸어 올라가면 처음 방문객을 맞이 하는 '바람테'가 있 다. 휘어져 땅바닥 근처까지 내려온 소나무 자락이 멋있다. 2S개의 크고작은 돌을 둥글게 설치해 놓았다. 그곳에 않아 눈을 감으면 바람 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개여울을 건너 1분쯤 걸어올라가면 왼편에 2명(6.6ml) 남짓한 공연장인 소리샘'이 있다. 가끔 김 교수가 클라리넷을 연주하기도 한다. 대금은 물론 관현악기가 참여하면 그 어떤 도심 공연보다 운치가 있을 것 같다.
공연장을 지나면 눈앞에 울진 소광리 못지않은 풍광을 가진 낙락장송 군이 군무를 준다. 오른편에 김 교수의 임시 거처인 무촌재 가 있고, 중앙 광장 우측에 70~200명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강의장이 있다. 김 교수의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소나무를 뒤집어 박아 교탁을 만들었다. 공명이 워낙 좋아 마이크 없이도 강의를 할 수 있다.
오는쪽 산길로 접어들면 루소의 숲이 자랑하는 태고의 산책길이 나온다. 5분 정도 걸으면 숲속의 명상교육장이 보이고 그 옆에 내맘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는 연못 내맘지'가 나온다. 층층나무 곁에 있는 살명상에 앉아 건너편 산그림자가 물에 비친 걸 바라보노 라면 별유천지 비인간'의 묘경을 절감하게 된다. 10여분 걸었는데 기자의 맘이 도심에서 무척 멀어진 것 같았다.
• 루소의 숲은 네거티브 에듀케이션을 지향한다
김 교수에게 네거티브 메뉴케이션(Negative education)'메 대해 물었다.
'소극적'이란 말은 루소의 에밀'에서 '초기 유아교육은 소극적이어야 한다'에서 처음 나오는데, 이때 소극적(negative)이라는 또 은 강압적인 교육은 안된다'는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다. 다시말해 아동에게 강제적 교육에 대한 부정적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루소는 아동이 이성이 눈 뜨기 전까지는 교육을 하지 않는 소극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루소는 소극적 교육은 자연에 따른 교육 이라고 말한다. 순서를 뛰어 넣어 속성으로 성장케 하기 위한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연에 의한 소극적 교육은 시간을 아끼고 단축하는 교 육이다. 루소의 숲은 어쩜 대안교육 실천장으로 보인다.
김 교수가 기존 교육에 대한 비판을 한다.
"존 듀이는 '교육은 생활'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대 최근에는 삶의 바탕으로 한 교육이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삶과 교육이 너무나 멀어져 있습니다. 요즘 물질적인 면은 향상되어 가지만 교육은 반대로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학교는 마치 공장이고 교사는 '직공' 같습니다."017-357-7889
• 이런 프로그램 운영해요
현재 모임을 위한 바람터'에는 약 50명이 모여 야외 세미나도 할 수 있다. 개여울에 서는 약 30명이 수출관찰 및 도론을 펼칠 수 있고 소리샘에 서는 약 50명이 야외 음악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광장 중앙 왼쪽에 2005년 루소의 숲 준공식 때 참석한 이당 안병욱 교 수가 쓴 루소의 숲 상징석이 있다. 상징석 맞은편은 야외교육을 할 수 있는 돌계단식 교육장 하늘마당'이 있다. '양지뜸'은 명상을 뭐 한 화단이고 별빛골은 약 50명이 야외교육과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무촌재에선 30여명이 세미나를 할 수 있다.
• 일단 산책로를 걸어보라.
그 어떤 맛있는 음식보다 나을 것 같다. 이미 정신파탄적 증세를 보이는 분들의 경우 김 교수에게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숲치료(Eco-nature-forest theraby)'가 가장 인기. 정신과 관련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 속에서 인지, 정서, 사 회, 신체적 기능을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현장에서 솔방울과 밤송이, 솔가지 등을 이용한 다양한 놀이용 소품 등을 만들며 잃어버린 망을 찾도록 한다. 또한 명상, 스트레칭, 이완, 바이오 피드백, 트레킹, 인지적 자극 등 다양한 접근(음악적 미술 적 드라마적 접근 등)을 시도한다. 수성구보건소 정신보건센터에서 연 12회, 달서구 보건소에서는 연 8회 청소년들에게도 이 프로그램 이 제공될 계획이다.
• 생태교육(Eco-education)'도 매력적.
지역사회 아동(유아 포함)들에게 자연을 활용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생명교육과 자연보호의 책무를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족들끼리 숲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고 별빛골 지나 막바로 비슬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트레킹을 겸한 등산은 여느 루트와 다른 묘미가 있다. 또한 예술과 구도적 영성을 가졌다면 '이슬맞이 별밤체험'에 도전해보라. 오리털 침낭 갖고 우촌재에서 하룻방쯤 뜬눈으 로 보낸다. 가끔 밤이슬 좀 맞아가면서 엮어보는 별빛 체험도 영성강화에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월 한 차례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숲 속 교양강좌도 이어진다. 현재 숲 보호 차원에서 일반인들의 무단 사용은 금하며 이용시 사전에 교육원 측에 연락해야 된다. 이춘호기자
• 루소의 숲 만든 사연은?
김동일 교수(사진)에게 가장 영향을 준 두 사람이 있다. 가나안 농군학교의 김용기와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크.
1961년 대학생 때 그는 경기도 광주군 동부면 풍산리 김용기 장로님이 문영하는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신앙, 노동을 통한 기도 실천적인 삶 등을 배웠다. 언젠가 자신도 그런 농군 학교를 만들 꿈을 꾸게 된다. 절약해 저축한 돈으로 우선 땅을 구입하기 위해 대구 근교를 훑어 보았으나 적당한 곳을 찾지 못했다. 돈이 적어 도저히 땅을 구입할 수 없어 여러번 좌절 끝에 현재의 숲을 확보하게 된다.
숲 조성 과정에 지자체 등으로부터 단 한푼의 지원금도 받지 않았다. 연중 4~11월까지만 개방된다. 그는 평소 오전 10시쯤 여기로 나 와 일하고 오후 4시쯤 경산 자택으로 귀가한다.
그는 이 숲이 모두의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대표란 말 대신 '교육연구원장이란 직함에 만족한다. 조만간 그와 함께 루소의 숲 을 일구는 데 큰 도움을 준 교육학 박사 윤재섭, 이진흥 시인, 영남신학대 정경호 박사, 교육철학자 최정웅 등 뜻있는 인사들을 축으로 루소의 숲을 법인체로 만들어 '숲속 대안학교' 형태로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글=이춘호기자 leekh@ yeongnam.com/사진=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 yeongnam.com
[Copyrights c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별난세상] 루소의 숲을 아시나요
자연인으로 살기로 작정한 김동일 교수가 사비로 6만6천 m 사들여
20년동안 오직 손으로 다듬고 메운 콘크리트 한정 없는 무공해 원시림
• 숲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성전
"내 집 위를 스쳐가는 바람은 산마루를 스쳐가는 그런 바람이었다. 그 바람은 지상의 끊어질듯 이어지는 음악 가락을, 아니 그보다 는 지상의 음악 중 천상에 속하는 부분을 실어다 주었다. 아침 바람은 끝없이 불며 창조의 시는 중단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듣는 귀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올림푸스 산은 속세를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어디에나 있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 확실히 보장된 부와 명성의 삶을 미련 없이 등지고 1845년부터 2년간 미국 동북부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부 근의 호수, 월든(Walden)에서 강태공처럼 살다간 헨리 데이빗 소로무의 명저 월든'이라는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생각이야 저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몇이나 소로우의 삶을 실천할 수 있을까.
(2000년 직후 대한민국에도 소로무의 삶을 실천하려는 명상적 지식인 '들이 무후죽순 돋아났다. 더러 주중에는 직장, 주말에는 놓 장에서 검게 변해가는 자기 세포를 흙으로 문질러 세탁했다. 더 강력한 전원파들은 일찍 명퇴하고 도시생활을 청산한 뒤 강원도 심산 유곡에 움집을 만들어놓고 원시버전으로 살기도 한다. 그들은 자연'만이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쩜 책보다 숲이 '인간 손 성의 1번지로 더 빨리 데려가주는 지도 모르겠다.
• 비슬산의 기적…루소의 숲
1988년 8월8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정대리의 한 비슬산 자락.
훗날 그 땅에 윌든 같은 루소의 숲'을 닦은 지역의 한 교육철학자가 거기에 나타난다. 김동일 대구산업정보대학 유아교육과 명예교수(66)였다.
자연인으로 살기로 작정한 그는 6만6천여 m4 2만여평)의 숲을 어렵사리 구입한다. 제자들을 가르치고 남는 시간만 있으면 이 숲에 와서 눈을 감았다. 명상과 산책을 하면서 숲이 인간한테서 받은 상처를 놀랍게 빨리 치유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이 공간이 결코 자신의 소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단한 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한나절만 않아 있어도 뭔가 푸릇한 활력소를 찾아갈 거란 믿음이 든 것이다. 주변에선 그의 결심을 '반시장경제적인 행동'으로 본다. '산 살 돈이 있으면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 '면서 그 의 숲을 은근히 비웃기도 했다. 개의치 않았다.
그는 여느 휴양림 같은 숲을 원치 않았다.
인공의 흔적이 눈곱만치도 틈입하지 않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원시의 숲길'을 다듬고 싶었다. '돌탑쌓는 맘'이랄까. 17년간은 손대지 않고 묵묵히 숲만 봤다. 오래 보니 명상길의 윤곽이 조감도처럼 드러났다. 그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영혼을 찾을 수 있는 '친환 경 생태학습장'을 만들자고 다짐한다. 2005년 8월부터였다. 그러나 건축전문가는 부르지 않았다. 혼자 감내했다.
다질 건 다지고 메울 건 메우고 돋을 건 돋다. 빨리 만들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가 잠시 머물 숙소도 반듯해선 안 된다고 믿었다. 허름한 화장실조차 만들지 않았다. 나무팻말 하나도 못을 사용하지 않고 줄을 이용해 걸었다. 나무가 곧 자신이라고 보기 때문에 거기에 못을 박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2km 남짓한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지금의 원두막 같은 무촌재(4차곡)가 이 숲의 유일한 시설물이다. 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었다. 며칠전에도 손수 지게를 지고 흙을 지어날라 영산홍이 푸짐한 '양지뜸'이란 명상처를 완공했다.
"숲에 와서 너무 편해선 안 됩니다. 좀 불편한 것. 그걸 아는 게 영적 진화에 도움이 됩니다. 산책로를 만들 때도 기계를 전혀 사용 하지 않고 오직 호미와 손만을 사용했습니다."
그의 손마디는 옹이처럼 억세게 불거져 나와 있다. 이제 요령이 생겨 지렛대를 이용해 큰 돌 옮기는 법도 안다. 인부를 부르지 않아도 비탈진곳에 돌계단 쯤은 하루 만에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건축 토목공학적 안목도 생겼다. 외부로부터 일체의 조경석을 반입하지 않았다.
언덕메 1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원형극장식 강의실도 원래 산에 있던 돌을 갖고 꾸몄다. 공연장과 교육장 등에는 별도의 의자가 없다. 그냥 원래 있던 돌을 약간 위치만 바꿔 의자로 사용한다. 엉덩이가 아파도 참아야 된다. 그런 어느 날, 그가 새로운 각성을 하게 된다. 자기 손톱 밑에 모인 흙, 그게 바로 삶의 진실'이란 것.
• 콘크리트 한 점 보이지 않는 태고의 명상길
가창댐에서 헐티재로 가는 길은 명품 드라이브 코스이다,
특히 정대숲을 조금 지나면 우측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보인다. 예전에는 그 초입에 '루소의 숲'이란 팻말을 걸었는데 이젠 치워버렸다. 불특정 다수가 소비적으로 그 공간을 이용하다 보면 돌이킬 수 없게 망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탓이다.
산길로 1000m 올라가면 왼쪽 버드나무에 팻말이 보인다. 왼쪽으로 조금 걸어 올라가면 처음 방문객을 맞이 하는 '바람테'가 있 다. 휘어져 땅바닥 근처까지 내려온 소나무 자락이 멋있다. 2S개의 크고작은 돌을 둥글게 설치해 놓았다. 그곳에 않아 눈을 감으면 바람 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개여울을 건너 1분쯤 걸어올라가면 왼편에 2명(6.6ml) 남짓한 공연장인 소리샘'이 있다. 가끔 김 교수가 클라리넷을 연주하기도 한다. 대금은 물론 관현악기가 참여하면 그 어떤 도심 공연보다 운치가 있을 것 같다.
공연장을 지나면 눈앞에 울진 소광리 못지않은 풍광을 가진 낙락장송 군이 군무를 준다. 오른편에 김 교수의 임시 거처인 무촌재 가 있고, 중앙 광장 우측에 70~200명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강의장이 있다. 김 교수의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소나무를 뒤집어 박아 교탁을 만들었다. 공명이 워낙 좋아 마이크 없이도 강의를 할 수 있다.
오는쪽 산길로 접어들면 루소의 숲이 자랑하는 태고의 산책길이 나온다. 5분 정도 걸으면 숲속의 명상교육장이 보이고 그 옆에 내맘의 흐름을 지켜볼 수 있는 연못 내맘지'가 나온다. 층층나무 곁에 있는 살명상에 앉아 건너편 산그림자가 물에 비친 걸 바라보노 라면 별유천지 비인간'의 묘경을 절감하게 된다. 10여분 걸었는데 기자의 맘이 도심에서 무척 멀어진 것 같았다.
• 루소의 숲은 네거티브 에듀케이션을 지향한다
김 교수에게 네거티브 메뉴케이션(Negative education)'메 대해 물었다.
'소극적'이란 말은 루소의 에밀'에서 '초기 유아교육은 소극적이어야 한다'에서 처음 나오는데, 이때 소극적(negative)이라는 또 은 강압적인 교육은 안된다'는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다. 다시말해 아동에게 강제적 교육에 대한 부정적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루소는 아동이 이성이 눈 뜨기 전까지는 교육을 하지 않는 소극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루소는 소극적 교육은 자연에 따른 교육 이라고 말한다. 순서를 뛰어 넣어 속성으로 성장케 하기 위한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연에 의한 소극적 교육은 시간을 아끼고 단축하는 교 육이다. 루소의 숲은 어쩜 대안교육 실천장으로 보인다.
김 교수가 기존 교육에 대한 비판을 한다.
"존 듀이는 '교육은 생활'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대 최근에는 삶의 바탕으로 한 교육이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삶과 교육이 너무나 멀어져 있습니다. 요즘 물질적인 면은 향상되어 가지만 교육은 반대로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학교는 마치 공장이고 교사는 '직공' 같습니다."017-357-7889
• 이런 프로그램 운영해요
현재 모임을 위한 바람터'에는 약 50명이 모여 야외 세미나도 할 수 있다. 개여울에 서는 약 30명이 수출관찰 및 도론을 펼칠 수 있고 소리샘에 서는 약 50명이 야외 음악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광장 중앙 왼쪽에 2005년 루소의 숲 준공식 때 참석한 이당 안병욱 교 수가 쓴 루소의 숲 상징석이 있다. 상징석 맞은편은 야외교육을 할 수 있는 돌계단식 교육장 하늘마당'이 있다. '양지뜸'은 명상을 뭐 한 화단이고 별빛골은 약 50명이 야외교육과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무촌재에선 30여명이 세미나를 할 수 있다.
• 일단 산책로를 걸어보라.
그 어떤 맛있는 음식보다 나을 것 같다. 이미 정신파탄적 증세를 보이는 분들의 경우 김 교수에게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숲치료(Eco-nature-forest theraby)'가 가장 인기. 정신과 관련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 속에서 인지, 정서, 사 회, 신체적 기능을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현장에서 솔방울과 밤송이, 솔가지 등을 이용한 다양한 놀이용 소품 등을 만들며 잃어버린 망을 찾도록 한다. 또한 명상, 스트레칭, 이완, 바이오 피드백, 트레킹, 인지적 자극 등 다양한 접근(음악적 미술 적 드라마적 접근 등)을 시도한다. 수성구보건소 정신보건센터에서 연 12회, 달서구 보건소에서는 연 8회 청소년들에게도 이 프로그램 이 제공될 계획이다.
• 생태교육(Eco-education)'도 매력적.
지역사회 아동(유아 포함)들에게 자연을 활용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생명교육과 자연보호의 책무를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족들끼리 숲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고 별빛골 지나 막바로 비슬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트레킹을 겸한 등산은 여느 루트와 다른 묘미가 있다. 또한 예술과 구도적 영성을 가졌다면 '이슬맞이 별밤체험'에 도전해보라. 오리털 침낭 갖고 우촌재에서 하룻방쯤 뜬눈으 로 보낸다. 가끔 밤이슬 좀 맞아가면서 엮어보는 별빛 체험도 영성강화에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월 한 차례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숲 속 교양강좌도 이어진다. 현재 숲 보호 차원에서 일반인들의 무단 사용은 금하며 이용시 사전에 교육원 측에 연락해야 된다. 이춘호기자
• 루소의 숲 만든 사연은?
김동일 교수(사진)에게 가장 영향을 준 두 사람이 있다. 가나안 농군학교의 김용기와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크.
1961년 대학생 때 그는 경기도 광주군 동부면 풍산리 김용기 장로님이 문영하는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신앙, 노동을 통한 기도 실천적인 삶 등을 배웠다. 언젠가 자신도 그런 농군 학교를 만들 꿈을 꾸게 된다. 절약해 저축한 돈으로 우선 땅을 구입하기 위해 대구 근교를 훑어 보았으나 적당한 곳을 찾지 못했다. 돈이 적어 도저히 땅을 구입할 수 없어 여러번 좌절 끝에 현재의 숲을 확보하게 된다.
숲 조성 과정에 지자체 등으로부터 단 한푼의 지원금도 받지 않았다. 연중 4~11월까지만 개방된다. 그는 평소 오전 10시쯤 여기로 나 와 일하고 오후 4시쯤 경산 자택으로 귀가한다.
그는 이 숲이 모두의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대표란 말 대신 '교육연구원장이란 직함에 만족한다. 조만간 그와 함께 루소의 숲 을 일구는 데 큰 도움을 준 교육학 박사 윤재섭, 이진흥 시인, 영남신학대 정경호 박사, 교육철학자 최정웅 등 뜻있는 인사들을 축으로 루소의 숲을 법인체로 만들어 '숲속 대안학교' 형태로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글=이춘호기자 leekh@ yeongnam.com/사진=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 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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