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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숲 에세이]봄을 기다리는 마음

관리자
2024-01-11 17:38 5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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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마음

    새 천년의 새 봄이 왔습니다. 유달리 올 봄은 우리에게 새 희망과 더불어 새 출발을 하게 합니다.

   저의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셨고 아동문학가이신 김성도 선생님께서 이른 봄 국어수업시간에 早春賦 ‘구름 넘어 구름 넘어 구름이 가고, 언젠가 따스하게 날이 개이면…’을 낭독하시고는 한참 동안 비슬산을 바라보시면서 눈을 감았다 뜨시면서 우리들에게 새 봄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신 그 수업은 해마다 새 봄이 오면 기억에 되살아납니다.

    매스컴에서는 봄은 여성들의 옷차림에서부터 온다고들 합니다만 저는 올해 유난히 일찍 아내의 손끝으로부터 봄이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히아신스, 바이올렛, 시크라맨 등의 앙증맞은 화분들을 거실, 부엌, 안방, 1층 계단에 놓아둠으로써 봄소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봄을 맞기 위해 산에 올라 봄바람을 타고 오는 흙 냄새를 맡았습니다. 손가락으로 땅을 파보면 땅의 따사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고, 질경이와 민들레의 싹들이 부지런히 그 야문 땅을 뚫고 힘차게 올라오는 신비로움을 봅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나라의 봄은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봄을 기다리는 것은 하나의 희망입니다. 더욱이 가난하고 지친 서민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 옛날 보릿고개를 겨우 넘겨야 할 우리에게 있어서는 메마른 산야에 생기가 돋아 새 잎이 나오면 삶에 한 가닥 희망과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농부들은 땅을 갈아 씨앗을 뿌리고 학생들은 새로 입학하거나 한 학년씩 진급함으로써 학습의욕을 새롭게 다지고, 사업가는 새로운 사업 구상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봄은 부활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겨울의 매서운 눈바람에 죽은 듯 하던 숲들이 봄바람에 되살아나는 부활의 감격을 새봄에 맛봅니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새봄의 기운을 받아 병상에서, 생활의 침체된 늪에서 벗어나야 하겠습니다.

    매년 봄을 맨손 맨발로 와서 맨손 맨발로 보낸 지 수 십 년 되었습니다. 그 숱한 봄 중에 기억에 남는 봄은 어느 해의 봄인지요. 금년 봄이 특별한 봄이기 위해 봄의 손과 발을 꼭 잡아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우리의 소망에 결실을 이루는 봄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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